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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사후 약방문’식 복지대책 언제까지

기사승인 2019.09.06  09: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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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말에 서울 관악구에서 탈북 모자가 숨진 지 두 달가량 지나 뒤늦게 발견된 데 이어 또 다시 관악구 한 다세대주택에서 기초생활수급자인 50대 중증장애여성이 혼자 살다 죽은 지 2주 만에 발견되면서 다시금 정부의 사후 약방문식 복지대책이 비판받고 있다. 중증장애여성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다가 이용기관을 변경한다며 스스로 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겠다고 한 뒤 다시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누구하나 그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두 사건 희생자들은 빈곤하고 아픈 상태로 방치된 채 어떠한 지원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송파 세 모녀사건부터 탈북 모자까지 거듭되는 참극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복지사각지대 해소 대책을 내놨지만 장애여성이 또 희생된 것이다.

장애여성의 고독사가 뒤늦게 알려진 건 사회취약계층 지원 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장애여성은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을 중단하고 또 다시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주민센터 복지정보시스템에는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리됐다고 한다. 서비스 이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해당 구청이나 사회보장정보원도 상호 연계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다. 활동지원 사업을 맡아서 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역시 1년에 한 차례 장기 미이용자 명단을 파악할 뿐 체계적이고 즉시적인 추적 관리가 안 되는 등 서비스 이용자 관리에 구멍이 있는 것이다. 이번 장애여성 고독사는 서비스가 꼭 필요한 이용자가 갑자기 이용을 중단할 경우 그 원인을 파악하고 알아보려는 시스템 부재가 낳은 참변이다.

당사자의 신청을 통해서만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 제기된 것은 아니다. 신청자는 스스로 각종 서류를 준비해 가난을 증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복지 혜택의 기준이 엄격해서 서비스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못 받기도 한다. 사망한 탈북 모녀가 주민센터에 아동수당을 신청할 당시 소득인정액이 0원이었는데도 해당 주민센터는 이를 외면했다. 아동수당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주민센터에서 기초생활보장이나 긴급복지제도 등을 알려줬더라면 변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복지제도라면 보장이 우선돼야 하는데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조사가 더 앞서는 게 문제라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추적 관리만 잘 됐더라도 장애여성 고독사는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복지사각지대에 방치된 채로 안타깝게 숨지는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범정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지만 땜질식 일회성 정책들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도 기다렸다는 듯이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장기 미이용자 전수조사를 실시해 실태 파악에 나선다는 대책발표를 했다. 하지만, 일선 전담인력과 예산 부족 핑계를 입버릇처럼 해대는 정부가 이들을 구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국가 경제규모에 걸맞은 사회복지 지출이 안 되는 한 복지사각지대 해소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각 부처별, 정책들 간 연계는 물론 취약계층에게 맞춤형 도움을 안내하는 통합상담창구가 필요하다. 복지지원이 필요한 당사자가 신청해야만 지원할 게 아니라 정부가 먼저 알아서 지원하는 복지정책으로 전환이 절실하다 하겠다.

 

임우진 국장

임우진 국장 handicapi@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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