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만난사람)“배려는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같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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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만난사람)“배려는 상대에 대해 관심을 같고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11.15 18:18
  • 수정 2019-11-15 18: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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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희 / 숭실대학교 기계공학과 2학년
▲ 신진희씨는 특허청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공동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원이 주관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생 발명대회인 ‘대학창의 발명대회’서 ‘휴대용 점자 입력 장치’로 대회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부슬부슬 늦가을비가 내리던 날 만난 신진희 씨는 아직도 대상을 받은 것이 실감이 안 난다고 수줍게 웃어보였다.
 
진희씨는 특허청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가 공동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원이 주관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대학생 발명대회인 ‘대학창의 발명대회’서 ‘휴대용 점자 입력 장치’로 대회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녀가 출품한 ‘휴대용 점자 입력 장치’는 기존의 점자입력장치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손바닥보다 작은 사이즈로 휴대가 가능하다는 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발명품이라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
 
“기존의 점자입력 장치는 종이에 핀을 사용해 눌러서 돌출시키는 방법이기 때문에 입력 시 종이를 뒤집어서 사용해야 하고, 점자를 수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며, 특수한 종이를 써야한다는 점에서 시각장애인분들이 불편을 느낀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을 가장 중점으로 두고 제품을 구상했던 것 같아요.”
 
▲ 진희씨가 자신이 구상, 개발한 '휴대용 점자 입력 장치'의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희씨가 수상한 작품은 스테이플러의 원리를 이용해 기기 상단에 있는 점자 펜을 누르면 종이에 스테이플러가 찍히는 방법이다. 스테이플러가 박힌 부분의 돌출을 이용해 점자를 읽기 때문에 종이를 뒤집을 필요도, 특수 종이도 필요 없다. 
 
장애인을 위한 발명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진희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라고 말했다.
 
“고등학교 때 주인공이 청각장애인인 웹툰을 보게 됐는데, 그때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어떤 불편함과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사실 이번 수상한 작품도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구상을 했던 거예요.”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진희씨는 계속 자신의 작품을 보완, 수정해왔다고 했다.
 
“처음엔 시각장애인분들이 턱이나 모서리에 부딪혀서 상처를 많이 입잖아요. 그걸 방지하기 위해 신발 앞에 탈부착으로 완충할 수 있는 보호 장구를 다는 것도 고민했어요. 근데 그렇게 되면 전체 신발길이가 너무 길어져 불편하고 외관상 안 좋을 것 같더라고요.(웃음) 그러다가 최종적으로 구상을 하게 된 것이 이번 제품이에요.”
 
현재 특허신청을 한 상태고, 심사 중에 있는 진희씨의 아이디어에 대해 그녀는 기술력과 인력을 갖춘 회사와 함께 상용화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에 작품을 구상하면서 조사를 해봤는데, 나이가 많은 시각장애인분들이나 후천적으로 뒤늦게 시각장애가 되신 분들은 기존 점자의 크기가 작게 느껴져서 읽는데 힘들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 작품이 상용화된다면, 점자 핀의 크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여느 대학생처럼 이번 겨울방학엔 인턴 준비를 위한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공부를 할 예정이라는 신진희씨는 다음으로 구상하고 있는 아이디어가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할머니를 위한 제품’에 대해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저희 할머니께서 요즘 거동이 불편하신데, 기존에 나와 있는 어르신들을 위한 이동보조기구는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할 때는 오히려 불편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동의 제약이 없는 이동 보조기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요.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요.(웃음)”
 
마지막으로 그녀는 수상 상금의 사용처에 대해서는 아직은 상금이 너무 큰 금액이라 어디에 쓸지 고민이고 결국 정하지 못해 우선은 저금을 해놓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중에 취업을 하고 고정적인 수입이 생기면, 기부를 하고 싶다는 건강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재미로 봤던 웹툰에서 시작된 신진희씨의 상대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 단순히 관심에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그녀의 긍정적 에너지가 널리 퍼질 수 있도록 그녀의 다음 행보를 응원한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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