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우리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문화향유토록 하는 것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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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우리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문화향유토록 하는 것이 목표”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10.23 09:37
  • 수정 2019-10-23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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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학교 민병란 교장 / 김인선 운영위원장
▲ 국내 최초 ‘특수학교 예술특화직업교육’을 실시하는 미추홀학교의 민병란 교장(왼쪽)과 김인선 운영위원장
국내 최초 ‘특수학교 예술특화직업교육’
 
 미추홀학교는 오는 2020년 3월부터 전국 최초로 ‘특수학교 예술특화직업교육’을 시작한다.민병란 미추홀학교 교장은 이번 미추홀학교의 새로운 시도는 ‘새로운 일자리 제안’과 ‘문화 향유 능력 향상’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장애인일자리에는 그 종류가 제한적이에요. 바리스타나 청소, 세탁, 서비스, 제품 제조 등의 일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죠. 물론 이러한 직업군의 가치가 낮다는 것은 아니지만 장애인 개개인 가지고 있는 능력과 관심분야를 직업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예술특화직업교육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최근 들어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의미와 관심, 그리고 그 시장도 확대되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이어 민병란 교장은 양질의 일자리 제공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는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여가생활을 통해 각자의 취미를 갖고 문화향유 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장애인이라고 해서 문화생활에 대한 욕구와 관심사가 없는 것이 아님에도 우리 아이들은 너무나 제약이 많은 환경 속에서 이러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이 사실이에요. 저희는 이런 아이들에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과 기회를 주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미추홀학교는 아직 세부적이 과목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할 수 있도록 악기는 물론 무용,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인선 운영위원장 역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에 대해 설렘과 부담감이 공존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 하나만으로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전국 최초’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기도 하죠. 뭔가 정말 잘해야 할 것 같고, 다들 지켜보고 있을 것 같고.(웃음) 그런데 그 설렘과 부담감 모두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의 기회가 생기는 거잖아요. 아시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공연을 관람하거나 영화를 보러 극장을 한 번 찾는 것도 쉽지 않은 도전이에요. 이러한 문화향유가 학교 내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 미추홀학교는 이번 ‘특수학교 예술특화직업교육’를 통해 장애학생이 가지고 있는 개개인의 능력과 관심분야 중 예술 부분을 직업으로 연계할 수 있도록 돕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사진=미추홀학교 홈페이지>
 
김인선 위원장은 작은 욕심이 있다면 선입견 없이 장애인예술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평가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장애인인데 저 정도면 잘하는 거지’가 아닌 그냥 예술인 자체로 평가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예술가가 연기든 노래든 무용이든 무엇을 해도 그 작품보다 그 사람의 장애에 관심을 갖는 사회 분위기가 변화했으면 좋겠어요.”
 
 민병란 교장과 김인선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어떠한 결과물을, 성과를 얻는 것에는 아무런 욕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저희는 몇 명을 직업으로 연계시키고 미추홀학교의 이름을 달고 큰 공연을 성사하고 이런 것에는 의미를 조금도 두고 있지 않아요.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리의 이러한 변화가 작은 불씨가 되어 여기저기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고 장애예술인 양성의 가능성을 알리고 그것이 확산되기를 바랄 뿐이에요.”
 그러면서도 민병란 교장은 “이러한 변화는 우리만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며, 관계부처의 관심과 지원에 대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하나의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요. 장애학생들을 예술가로 양성한다고 해서 단순히 교육부만 관련된 부분도 아니고요. 직업과 관련 있다 보니 고용노동부와도 연관이 있고 또 문화예술 분야인 만큼 문화체육관광부의 역할도 중요하죠. 무엇보다 부모님들과 지역사회에 함께하시는 분들 모두가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해 주셔야지만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조금씩 관심을 가지고 응원을 해 주신다면 그 긍정 에너지는 두 배, 세 배로 커질 것이라 믿어요.”
 
 기자는 민병란 교장과 김인선 위원장과 인터뷰하는 내내 따뜻한 봄날 연극수업을 받는, 악기를 처음 쥐어보는, 곧은 선을 그리며 무용동작을 하는 미추홀학교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마치 3월의 봄 아지랑이가 피어나듯 미추홀학교에서 피어날 행복한 희망의 움직임을 기대한다. 그들의 희망을 담은 도전이 펼쳐질 봄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순간이었다.
 
미추홀학교의 예술특화직업교육의 관심이 있는 분들은 미추홀학교 교무실(☎032-627-5584, 진로직업부(☎032-627-5627)로 문의하면 된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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