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장애인권익옹호기구로서의 첫발을 내딛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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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장애인권익옹호기구로서의 첫발을 내딛으며
  • 편집부
  • 승인 2017.08.25 09:37
  • 수정 2017-08-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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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종군/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장
 
장애인학대에 대한 예방과 피해장애인 지원 및 사후관리를 담당할 전문기관인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이 전국 최초로 인천광역시에서 지난 8월 24일 개관을 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차별과 인권침해, 그리고 학대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인권의 첨병인 지역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개관은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장애인학대 실태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 결과는 없지만 장애계의 인권침해사례분석 결과를 보면 장애인학대의 심각성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장애인인권상담사례 분석보고를 보면 장애인학대 상담은 전체 상담건수 대비 2014년 20.9%(1,433건), 2015년 34.7%(2,379건), 2016년 45.7%(4,776건)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또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학대문제도 다양한 양상을 띠고 있어 학대예방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와 효율적인 피해장애인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이 사급하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지난 19대 국회에서 장애인인권침해의 사전예방과 사후조치 역할을 위해 장애인복지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국적 설치 근거가 마련되었다.   지난 2014년 신안 염전에서 벌어진 장애인학대 사건은 전 국민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미국의 노예제도를 연상하게 할 만큼 충격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이런 학대사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져왔지만, 사회의 무관심과 국가의 책임방기로 적절한 예방과 피해장애인에 대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채 방치되어 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 사건을 계기로 신체적 학대, 경제적 착취, 방임과 유기와 같은 각종 학대사건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과 전문기관의 설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면서 지난 2015년 6월 장애인복지법이 개정되어 지난 1월부터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설치?운영이 진행될 수 있게 되었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중앙기관 1곳과 17개 시도 마다 1곳씩 지역기관을 설치해 장애인학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게 된다. 중앙기관은 지역기관의 지원과 장애인학대 예방을 위한 각종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 인력양성, 정책의 개발, 국가통계 생산 등의 업무를 주요하게 수행한다. 그리고 지역기관은 신고?접수된 장애인학대 사례에 적극 대응하고, 피해자 및 관련자에 대한 지원을 통해 피해의 회복과 사회복귀, 재발방지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실질적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중앙과 지역기관은 상호 긴밀한 협력과 소통으로 장애인학대를 선제적으로 예방하고, 피해장애인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동반자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법률에 의해 설치된 최초의 권익옹호기관으로 감시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갖고 있어 운영에 있어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장애인학대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국가와 지자체는 물론 수탁을 받은 법인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수행에 있어 누구의 간섭이나 지시도 받지 않는 독립성과 자율성,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다. 
 
 장애계는 학대뿐 아니라 인권침해, 차별행위 전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한국형 P&A(Protection and Advocacy : 보호와 옹호)’기구의 설립을 오래전부터 꿈꿔왔다. 그 첫 단초가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설치로 이제 시작되었다. 그러나 학대문제를 넘어서 인권침해와 차별행위 전반에 대한 역할에 있어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학대문제를 시작점으로 해 조금씩 그 기능과 역할의 외연을 확장해간다면 ‘한국형 P&A’기구로서 지역사회에서 촘촘한 권리옹호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권익옹호기관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장애인당사자의 편에 서 있을 것이며, 장애인당사자를 지원하는 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최일선의 인권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인천광역시장애인권익옹호기관의 앞으로 활동에 많은 격려와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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